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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을 시작하게 된 계기

진모씨 2014. 2. 4. 01:31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것도 좋을것 같아서 써본다.


나는 뭐든지 재밌으면 깊이 파는 초등학생이었다.

피아노를 배워서 콩쿠르에서 입상도 해보고(선생님 덕이다) 단소도 배워보고 공부도 하고..(공부가 그럭저럭 재밌었던것 같다) 여러가지를 해본 것 같다. 이건 나한테 약간 행운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3학년 때, 사촌형이 와서 윈도를 설치해주고 있었다. 그 형이 윈도를 설치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부모님한테 컴퓨터학원을 가고싶다고 조른것도 이때부터같다.

4학년 말, 피아노 학원을 끊고 컴퓨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벌써 8년째다)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싶다 라는 꿈을 갖고 학원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워드프로세서 2급, 1급도 따고 ITQ 자격증 두개도 땄다.

초6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주 설렜고 기대되었다. 그 때 나는 비주얼 베이직 6을 배웠는데, 그걸로 윈도 탐색기도 만들어서 프로그래밍 카페에 올리고(그렇게 고급 수준은 아니다, 초급 수준이었다)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는데, 재밌었다. 이때쯤 정보처리기능사를 따고,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을 준비했다. 중1때 정보올림피아드에 나갔는데 예선에서 입상했다. 중2때 아버지께서 진로 걱정을 해야한다며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던 것을 그만두게 하셨다. 그땐 내가 블로그에 열중해있어서 나중에 파워블로거가 되서 돈을 벌고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10년 10월 22일 Windows 7 런칭파티에 다녀왔다. Windows 7 정품도 받고 평소에 알고 존경하던 분들을 볼 수 있었다.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고, 마치 "가상의 인물들이 현실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런 것이, 나는 온라인에서만 그 사람들과 대화했으니 그럴 만 하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접고 컴퓨터학원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컴퓨터학원은 중 2때 잠시 끊었었다. 정보올림피아드를 다시 준비해서 나갔고 예선에서 금상으로 입상했다. 아쉬웠고 고2때 다시 갔지만 지금은 정보올림피아드를 준비할 때가 아니라고 하셔서 안했다. 일단 중3때, 중2때, 마음고생을 좀 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중3초 쯤에 선생님이 뭐라고 하셔서 안그렇긴 했지만, 참 힘들었다. 그 때 나는 컴퓨터에 더 빠져든 것 같다.

중3 말 쯤 내가 활동하던 카페에서 webhacking.kr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 이런말이 채팅방에서 거론되고 있었다. 해킹에 대해 배운다는 것을 처음 알았지만 재밌어보여서 무작정 하기 시작했다. 모르는 것은 풀이를 보면서.. 고1때는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대회라는것이 있어서 나가보기도 하고, 많이 나가봤다. 코드게이트도 그 때 나가봤는데 나는 한 문제도 못 풀었다. 그러다가 웹 개발부로 Factorial이라는 해킹 팀에 스카웃되었다. 나는 해킹은 그때 아예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어서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계속 풀었다. 어떻게 보면 야매로 배우는 것일수도 있지만, "가지를 뻗어야 배우기 쉬울것 같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고1 말이 되면서 약간 마음이 힘들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나는 이걸 좋아했고, 그만두지 않았다. 

화이트큐브 로고화이트큐브 로고다. 어쩌다보니 만들었다. 동아리 티로 쓰인 로고다.

고 2에 올라오면서 고1때처럼 계속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고2 들어오면서 동아리도 하나 만들었다. 보안 동아리였는데 학교 방침으로 인해 앱개발 동아리를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담당 선생님은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었고, 모든 계획은 내가 짜야 했다. 처음에는 자신감을 가졌지만 그게 힘든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고 애들한테 못할 짓을 많이 한 것 같아 애들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 죄가 커서 애들한테 직접 말하기도 그렇다.


화이트햇 본선 후 사진. 맨 뒷줄 맨 왼쪽이다.

주니어ctf 예선 후 순위. 5위했다. 본선가서 2위했다.


그리고 고2가 지났다. 대회에 나가 몇몇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고 입상했다. 화이트햇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개인전, 단체전 둘다 받아보고... 자만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다졌다. 물론 잘 안 된 것 같다. 끊임없이 겸손해지려고 노력했다. 겸손하다기보단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겸손할만한 실력은 아니었다.


약간 운도 따라준 것 같다. 나는 이 운이 있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누군가에게.


고3이 되었다. 나는 진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해매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컴퓨터지만, 길은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갈 수 있는 길도 있고, 가기 힘든 길도 있고, 과거로 인해 갈 가능성이 적어진 대학교들도 있다.


어떤 길이던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컴퓨터다, 아직은.

특히 나는 컴퓨터 보안, 해킹을 좋아한다. 컴퓨터의 내부까지 파고든다니, 지식을 파고드는건 재밌었다.

지금도 재밌다.